애창시(22
푸른 곰팡이(2007) 이문재(1959 ~ )
아름다운 산책은 우체국에 있습니다
나에게서 그대에게로 편지는
사나흘을 혼자서 걸어가곤 했지요
그건 발효의 시간이었댔습니다
가는 편지와 받아볼 편지는
우리들 사이에 푸른 강을 흐르게 했구요그대가 가고 난 뒤
나는, 우리가 잃어버린 소중한 것 가운데
하나가 우체국이었음을 알았습니다
우체통을 굳이 빨간색으로 칠한 까닭도
그때 알았습니다, 사람들에게
경고를 하기 위한 것이겠지요

[이문재 약력]
이문재는 다채로운 심상과 독창적 시어가 특징이다. 현대문학에 대한 평론 활동도 하고 있다.
1959년 9월 22일 경기도 김포 출생. 경희대 국문과를 졸업했다. 1982년 『시운동』에 「우리 살던 옛집 지붕」을 발표하며 등단했다.
김달진 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문재는 유연한 시적 상상력으로 현실 세계를 부유하는 젊은 혼의 이미지를 노래하고 있다. 세상과의 불화 및 방랑의 이미지가 담긴 『내 젖은 구두를 벗어 해에게 보여줄 때』(1988), 미래에 대한 근심과 불안을 노래한 『마음의 오지』(1999) 등의 시집을 간행한 바 있으며 이외에도 『별빛 쏟아지는 공간』(2005), 『공간 가득 찬란하게』(2007) 등이 있다. 다채로운 심상과 독창적 시어가 특징이다. 현대문학에 대한 평론 활동도 하고 있다.
[작품목록]
● 내 젖은 구두를 벗어 해에게 보여줄 때
● 푸른 말을 위한 아틀리에, 그 견딤과 스밈의 공간
● 중산층 신화, 일상성 그리고 감옥-‘우리는 중산층 1‧2’ 박영한 저
● 득도의 상태는 유지하지 않겠다
● 일본 속의 한수산, 한수산 속의 일본
● 마음의 오지
● 상징이 다녀가셨다–정진규 ‘도둑이 다녀가셨다’
[참고문헌]
이문재 [李文宰] (한국현대문학대사전, 2004. 2. 25.)
–일간『현대시 100년 시인 100명이 추천한 애송詩 100/22』(조선일보 연재, 2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