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장집 마누라는
젖통도 커서
헌 런닝구 앞이
묏등만 했지
묏등만 했지
그 낮잠 곁에 나도 따라
채송화처럼 눕고 싶었지
아득한 코골이 소리 속으로
사라지고 싶었지
미끈덩 인물도 좋은 구장집 셋째 아들로 환생해설랑 서울 가 부잣집 과부하고 배 맞추고 싶었지
(시인 김사인 사진) (News.naver.com에서 옮김)
(작가 김사인)
시인. 문학평론가. 1956년 충북 보은 태생. 서울대학교 국문과를 졸업했고, 현재 동덕여자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다. 1982년 ‘시와 경제’의 창간동인으로 참여하며 시쓰기를 시작했다. 김사인의 시들은 대체적으로 형식면에서는 매우 균제된 느낌을 주지만 치열한 내적 긴장을 함축하고 있다. ‘무수히 들끓는 감각의 반란을 통제하기 위한 시인의 혹독한 극기의 산물’이라는 비평가의 지적이 설득력이 있다. 이것은 시대와의 불화로 몸살을 앓는 시인 자신과의 치열한 싸움의 결과이기도 하지만, 그리고 시의 정신과 감성 양면에서 자기 자신에 대한 철저한 엄격성을 지키고자하는 의지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1987년 제6회 신동엽창작기금을 받았고, 2005년 제20회 현대문학상, 2006년 제14회 대산문학상 시부문 수상, 2007년 제1회 서정시학 작품상을 수상한 바 있다. 시집으로는 『밤에 쓰는 편지』(청사, 1987), 『가만히 좋아하는』(창비, 2006)이 있고 신철균과 함께 사진시집인 『따뜻한 밥 한 그릇』(큰나, 2006) 을 펴내기도 했다. 이외에 임동확과 함께 5·18 20주년 기념 시선집인 『꿈 어떤 맑은 날』(이룸, 2000)을 펴냈으며 『박상륭 깊이읽기』(문학과지성사, 2001)를 엮어내기도 했다.
(학력사항)
서울대학교 – 국문과
(경력사항)
동덕여자대학교 교수로 재직
(수상내역) 1987년 제6회 신동엽창작기금 2005년 제20회 현대문학상 2006년 제14회 대산문학상 시부문 수상 2007년 제1회 서정시학 작품상
(작품목록)
– 밤에 쓰는 편지
– 가만히 좋아하는
(해설)
구장집 마누라는 방뎅이도 크고 젖통도 크고 잠도 푸지게 잘 자니 미끈덩 아들 쑥쑥 낳겠다. 역시나 셋째가 제일 미끈덩하겠다. 미끈덩 인물 재산이겠다. “부뚜막에 쪼그려 수제비 뜨는 나어린 처녀의 외간 남자“라도 되는 양 바람깨나 피우겠다. 도망치듯 상경해 이양저양 살피다 부잣집 과부 만나 한몫 챙기기도 하겠다. 살집 좋은 과부 곁에서 시름시름 늙어가며 이모저모 기웃대다 ‘인생 탕진하‘겠다. 저리 생생(生生)한 구장집 마누라 몸을 거쳐 미끈덩 셋째 아들로 환생하는 것, 사내들의 로망이겠다. 이 시의 묘미는 현실 속 구장집 마누라가 아니라, 상상 속 셋째 아들의 부잣집 과부로 튀는 오지랖의 ‘쓰리 쿠션‘에 있겠다.
이 시를 읽노라면 김 시인의 ‘심성‘을 엿볼 수 있는 이시영 시인의 재미난 산문시 하나가 떠오른다. 내용인즉슨 이렇다. 술자리에 김사인 시인이 폭우 속 흰 고무신을 신고 와 합류했다는 것. 새벽 즈음에 이 시인의 처가 천둥치듯 “복희년 나오라고 그래!” 소리치며 들이닥쳤다는 것. 바로 그때 “나와 송 사이에서 묵묵히 고개를 떨구고 있던 사인이가 갑자기 일어나 문밖으로 내빼는데 흰고무신 신은 발이 비호처럼 빨랐다. 그리고 빗속을 번개처럼 가르며 사라졌다. 복희씨가 졸린 눈을 뜨기도 전에, 송과 나의 처가 시퍼렇게 걷어붙인 팔을 풀기도 전에 일어난 아주 순식간의 일이었다“(‘김사인의 흰고무신‘)는 것.
(참고문헌)<!–[endif]–>
–일간『한국 현대시 100년 시인 100명이 추천한 애송시 100편 55』(조선일보 연재, 2008) –시집『가만히 좋아하는』(창비, 2006) –제51회 現代文學賞 수상시집『목화밭지나서 소년은 가고』(현대문학, 2006)